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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아이 함께 보는 영화 (포뇨, 교훈, 동화)

by funny8 2025.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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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위의 포뇨 포스터 사진

요즘 아이랑 주말마다 같이 영화를 한 편씩 보는 게 하나의 작은 습관처럼 자리 잡았어요. 다 보고 나면 느낀 점을 서로 이야기해 보고, 캐릭터 흉내도 내보면서 아이와 조금 더 가까워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중에서도 얼마 전 함께 본 ‘벼랑 위의 포뇨’는 참 오랜만에 마음 깊이 여운을 남긴 작품이었어요. 예전에도 봤던 영화지만, 부모가 되고 다시 보니까 확실히 다르게 느껴지더라고요. 아이도 저도 웃고 감탄하고, 어떤 순간에는 울컥해지는 감정까지 느끼며 함께 영화를 보았답니다.

금붕어가 되어 나타난 사랑스러운 소녀, 포뇨

‘벼랑 위의 포뇨’는 바닷가 마을에 사는 다섯 살 소년 ‘소스케’와 바다 생물에서 인간으로 변해가는 금붕어 소녀 ‘포뇨’의 이야기예요. 설정만 보면 굉장히 판타지스럽고 동화적인데, 실제로 영화를 보면 그 안에 담긴 감정이 너무나도 진짜 같아서 놀랐어요.

포뇨는 처음에 바다 속에서 살던 금붕어였지만, 인간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면서 물 위로 올라오게 되고, 우연히 소스케를 만나게 되죠. 작은 물고기가 사람 손에 들려 마치 친구처럼 교감을 나누는 장면부터 벌써 마음이 따뜻해지더라고요. 포뇨가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이유도 굉장히 순수해요. 그냥 좋아서. 소스케가 좋아서, 함께 있고 싶어서. 그 이유 하나로 변화하고 모험을 떠나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도 뭉클했어요.

제 아이도 포뇨를 정말 좋아했어요. “엄마, 포뇨가 금붕어였다고? 근데 왜 말해?” 하며 신기해하고, 영화 보는 내내 “나도 포뇨처럼 마법 쓰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아이의 반응을 보면서, 포뇨라는 캐릭터가 얼마나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감성을 건드리는지를 새삼 느꼈습니다. 정해진 틀 없이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충실한 포뇨의 모습은, 어른들이 봐도 묘하게 부럽고, 아이들이 보기엔 친구 같고… 정말 절묘한 캐릭터예요.

영화에서는 포뇨의 마법이 세상에 영향을 주고, 결국 그 마법으로 인해 큰 재난 같은 사건이 벌어지기도 해요. 그런데 이 모든 사건이 무섭게 느껴지지 않는 건, 영화 전반에 흐르는 따뜻한 감성 덕분이죠. 폭풍우가 몰아치는 장면도, 커다란 물고기가 하늘을 나는 듯한 연출도, 공포가 아니라 ‘경이로움’으로 다가옵니다. 이건 진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동화적 세계관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귀여운 이야기 속에 담긴 깊은 메시지

처음에는 그냥 귀엽고 예쁜 영화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볼수록 이 안에 굉장히 많은 의미가 숨겨져 있더라고요.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환경에 대한 메시지예요.

포뇨의 아버지인 후지모토는 본래 인간이었지만, 인간 세상에 실망해 바다로 내려간 인물이에요. 그는 바다가 인간에 의해 오염되고 생태계가 파괴되는 현실을 누구보다도 절실히 느끼고 있었죠. 그래서 포뇨가 인간 세계로 나가는 걸 극구 반대해요. 그 모습에서 저는 왠지 우리가 어른으로서 아이에게 위험한 세상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 하는 마음이 겹쳐 보였어요.

그런데 영화는 후지모토처럼 경고만 하지 않아요. 소스케와 포뇨의 우정, 엄마 리사의 용기,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서로 도우며 위기를 헤쳐나가는 모습 속에서 우리는 여전히 희망을 가지고 자연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이 외에도 ‘책임’이라는 주제가 굉장히 강하게 느껴졌어요. 소스케는 다섯 살밖에 안 됐지만, 포뇨를 보호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해요. 작은 보트를 타고 물에 잠긴 마을을 가로질러 엄마를 찾아가는 장면에서는, 어른 못지않은 용기와 주체성이 느껴졌어요. 어떻게 보면 이런 경험 하나하나가 아이를 성장하게 만드는 거겠죠.

또 하나 감동적이었던 건,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영화의 메시지였어요. 어른들의 시선으로 보면, 포뇨의 마법은 위험하고 혼란을 불러오는 일이지만, 소스케는 있는 그대로의 포뇨를 받아들이고 사랑합니다. 조건 없이 서로를 받아들이는 그 모습이 참 순수하고, 그래서 더 감동적이에요.

이런 이야기를 아이와 함께 보고 나서 “소스케는 왜 포뇨를 지켜줬을까?”, “포뇨는 왜 사람 되고 싶었을까?” 같은 질문을 던져보면 아이의 생각과 감정을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더라고요. 저도 아이가 영화 보면서 느낀 점들을 말하는 걸 들으며, 그 안에 담긴 감정의 깊이에 놀란 적이 많았어요.

부모와 아이가 함께 보기 좋은 진짜 이유

많은 영화가 ‘아이들을 위한 영화’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부모가 함께 보기에 지루하거나, 혹은 너무 자극적인 경우도 많죠. 그런 면에서 ‘벼랑 위의 포뇨’는 진짜 오랜만에 만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에요.

비주얼적으로도 지브리 특유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색채 덕분에 눈이 편하고, 자극적인 장면 없이도 충분히 시선을 사로잡는 장면들이 이어져요. 특히 바다의 표현은 정말 예술이에요.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물결, 하늘을 달리는 듯한 거대한 물고기들, 이 모든 것이 수작업으로 그려졌다는 걸 생각하면 경이로울 정도예요.

음악도 빼놓을 수 없어요. 오프닝부터 클래식한 선율이 흐르면서 몰입감을 더하고, 엔딩 크레딧에 나오는 포뇨 테마송은 제 아이가 하루 종일 흥얼거릴 정도로 귀에 쏙쏙 박히는 멜로디예요. 저도 어느새 따라 부르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영화는 끝났지만, 여운은 오래 남았어요.

또한, 이 영화는 ‘아이를 위한 대사’와 ‘어른을 위한 감정’이 모두 담겨 있다는 게 정말 놀라웠어요. 간단한 말 한마디에도 큰 의미가 담겨 있고, 포뇨의 “소스케 좋아해!”라는 대사 하나만으로도 어린아이가 느끼는 감정의 순수함이 그대로 전해져 와요. 이런 장면은 부모에게는 잊고 있던 감정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기도 하죠.

무엇보다도 이 영화가 좋은 이유는, 관람 이후에 가족 간의 대화가 시작된다는 점이에요. 영화를 보고 나서 아이에게 “무엇이 가장 재미있었어?”, “포뇨가 사람 되고 싶어 한 이유가 뭘까?” 같은 질문을 던지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아이의 상상력과 감수성도 함께 자라나는 느낌이에요. 이런 경험이 쌓이면 아이에게 ‘영화’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감정을 배우고 이해하는 통로가 되겠죠.

마무리하며 – 가족 모두의 마음에 따뜻한 파도를 일으키는 영화

‘벼랑 위의 포뇨’를 다 보고 나서, 아이가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엄마, 나도 누가 힘들 때 옆에 있어줄래. 소스케처럼.” 그 한마디에 눈물이 핑 돌았어요. 이 영화는 아이의 마음에 그런 울림을 줄 수 있는 작품이구나, 새삼 느꼈죠.

요즘처럼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 단순한 재미 이상의 가치를 주는 영화는 많지 않아요. 그런 의미에서 ‘벼랑 위의 포뇨’는 꼭 아이와 함께 앉아 느긋하게, 대화하며 볼 수 있는 진짜 ‘가족 영화’ 예요.

아직 이 영화를 못 본 분이 있다면, 이번 주말을 기회 삼아 아이 손을 잡고 함께 감상해 보시길 바랍니다. 분명히 영화 한 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의 대화와 감정, 그리고 추억까지 오래 남게 될 거예요. 그리고 어느 날, 아이가 커서도 이 영화를 떠올리며 미소 짓게 되겠죠. 그 순간을 위해서라도, 오늘 이 영화를 아이와 함께 꼭 보시길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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